nusysWings

'2009/03'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24 R의 추억, 그리고 기회는 온다. (2)
  2. 2009/03/24 피맛골 번개...?
  3. 2009/03/19 말이 많아진다. (1)

 기대되는 일은 절대 아니지만 오래전  IMF가 왔었을 때 난 용산 전자상가에 있었다. 환율이 1,700원 1,800원을 호가할때 옆에서 대만제 메인 보드를 수입하다가 부도를 맞는 사람들, 고의 부도를 일으키고 잠적하던 나름의 용산 출신..  대기업들을 보고 그 사이에서 깡을 하고 나까마를 돌리며 나름의 폭리를 올리는 사람들을.. 어렸던 나, 그렇게 '구경'했다. 


 원치 않는 흐름이었지만 어쩄든 진학할 학교가 있었고 나름 월급 쟁이 신세 였으니 망해가는 사람들을 무거운 눈망울로 지켜보는 모양새였다. 
 기억하던 그 해는, 그 날들은 ...추웠다. 하지만 삭막한 상가에 저녁 놀이 비치는 그 잠시 동안은 전자랜드 상가에서 나진 상가까지의 울퉁불퉁한 길도 아름다웠고 희망은 늘 있는 것만 같았다. 
  지난 날의 강물엔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했던 가. 경기는 흐르기 마련이라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흐르기 마련이구나. 마침 입학하게 되는 것도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구나. 생각했다.
 

B의 추억...
  97년. 나라 망하겠다라는 말을 그 상가에서 늘 듣고 다녔다. 이 삼일 터울로 잠적하고, 망해서 제 정신 아닌 표정을 짓는 상인들을 보면서 어린 나, 소주가 물맛 나는 시절도 있구나 하는 걸 알았고 하루 벌이가, 퇴근 길의 소주 냄새가 어떤 것인지도 몸으로 체득하고 있었다. 
 그런데 Bull market은 그렇게 멀지가 않았었다. 학교를 1년 반 쯤 다니고 당시로써는 흔치 않던 인터넷 업체에 병특으로 오고 보니 어느새 모든 사람들이 미친듯이 인터넷 혁명을, 닷컴을 외치고 있었다. 
 
 '웹'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4학년 선배에게 물었다가 선문답 한다고 혼났던 기억이 있다. 여전히 맛없눈 소주와 은행구이를 먹다가 말한 거였다. 
 고등학교 때 인터넷을 접했다. NeXTSTEP에서 PPP를 하고 2400bps로 telnet과 gopher 사이를 와리 가리 하던 시절이었다. 어느 샌가 전교생 중에 나 혼자 가졌던 귀한 인터넷 이메일 어드레스를 전국민에게 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웹'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투자자가 22살의 어린 병역특레 사원에게 물었다. 병역특례 사원과 그의 어린, 혹은 더 어린 친구들에겐 투잡 쓰리잡이 생겼고 웹 서버를 다를 줄 아는 것만 으로도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SDS사람들의 네이버도, NCSOFT도, 넥슨도 모두 이 R(Recession)과 B(Bull)의 교차점에서 등장했다. 한쪽에서는 환율로, 부도 거래처로 며칠 새 사장님들이 노숙자가 되고, 한계점에 내몰린 대기업과 그 노동자들이 한을 쌓으며 열길 모를 걸음을 나설때 어느 편은 새로운 희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큰 보폭을 내딛었다.

 R&B, B&R. 
 그때와는 또 다른 R이 사람들을 짓누른다... 내가 '구경'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어느 새 내가 하고 있다. 더 살이 붙고, 더 피곤하고 눈치 보는 모습이긴 하다.
 
 ...주변에서 여러 통의 전화들을 다시 받고 있다. 헬리콥터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돈을 뿌리면 그 중 어느 정도 일부는 조금 엄한데로 흐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토목으로 경기를 세워 본다 해도 또 어느 정도는 기술 종목이라는 자석에 붙기 마련이다. 
 10여 전의 눈먼돈과 뭉칫돈들이 '인터넷' 이라는 조금 단순한 지향점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즈음은 조금은 더 발전된 듯 도 하다. 
 현재의 아젠다는 이렇다. 1. 컨텐츠, 게임    2. 친환경 에너지 기술(Green)   3. 마지막으로 IT.
돈을 던지는 입장에서는 시장에서 이야기하는 건 모두 집어넣어 본 거고, 어차피 멀하는 지도 잘 모르겠는 거 던지면 알아서 경쟁하겠지 싶기도 한 것이겠지.

 ...전화들이 걸려 온다.
매칭 펀드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이러 저러한 펀드들이 운용할 사람, 그 돈으로 일을 벌릴 사람, 돈 따오고 더 불려낼 사람, 돈 따오고 적당히 묻을 사람.. 여러 specialty 들이 오랜 만에 다시 필요해진 것이다.

기회는 이렇게 찾아온다.
 경기를 예측해보겠다고, 누군가 숨기기 위해 노력하는 경제 환경을 기를 쓰고 떠들어 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늘 침체의 그늘에는 그렇게 떠드는 법이다. 조금 틀렸다고 손해본 것이 없고 적당히 맞추면 열렬한 반응이 오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적당히 예측하고 현실을 진다는 하는 것 보다는 현재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만약 그게 거시 경제(Macro)의 흐름을 돌려 놓을 만한 것이 아니라면, 이 흐름을 거슬러 낼 수 있는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차라리 새로운 기회를 말하고 싶다. 
 
 다시 말하지만, 헬리콥터에서 뿌리건 전자어음으로 부도기업을 '연체'로 둔갑 시키건, 흘려 보내는 돈엔 어느 정도의 시력 상실은 있기 마련이고 이러한 비율을 피할 수는 없다. 
 조금더 똑똑한 이가 되어 보지 않겠는가? 
 파도에 몸을 맡기고 그동한 단련한 몸으로 그저  어딘 지 모를 정점에 도망나오려는 남들보다 더 곧게 길을 떠나보지 않겠는가?

기회는 이렇게 찾아온다. 눈먼 돈과 혜안 사이에서 말이다. 




 









Posted by nusy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호오?? 꾸준하시네요 이번엔 ㅎㅎㅎ

    그나저나 망망대해로 떠날 마음을 먹으신거에요? ㅋ

  2. 망망대해? 무슨?




  대학로 근처에서 대학 신입생 시절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피맛골에서 한잔 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막걸리, 소주 보다 그저 맥주로 뱃살을 채우는 게 낙이었던 때문일까. 
 교보 22층에 사무실이 생겼던.. 7,8년 전에도 피맛골에서 보단 인사동에서 자리를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서른이 쉽게 넘어가면서 어느새 피맛골이 하나의 정취로 내게 남았다. 좁은 길 늘 뿌옇게 생선굽는 연기 속으로 나도 들어가고 싶어졌던 가 보다.
 
 곧,
 곧 없어진다고 한다. 내게 종로 사무실에 대한 기억들 처럼. 곧 사람들에게도 이 가게들이 구석진 자리에 앉아 한잔 술로 위로를 받던 그 시간들도 모두 사그라 들겠지. 
 
멋쩍게 일부러 시린 속을 만들어, 무언가를 핑계로 피맛골에서 '카아스'를 들이켜 보리라. 백세주를 붓고 그 위로 뛰어가던 이십대와 걷고 있는 지금의 삼십대를 추억하리라. 

Would you join me? 
Posted by nusys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하고픈 말이 그닥 딱히 있는 건 아닌데. 어느새 말이 많아져서 한참을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날 발견한다. 내가 실수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생각이 나서, 어쩌면 내가 후회하는 무엇들을 주변에서 경험하지 않았으면. 아니면 나보다 훨 더 나았으면 하는 생각에서다.

 그랬다. 
 무덥고 찌뿌둥한 날 도가니가, 무릎이 괜스레 아파왔다. 
 살이쪄서 몸이 무거운 탓인지 어느새 비오는날을 몸으로 체감할 때가 되었는지 몰랐다. 

그랬다.
어느샌가 할말이 많아져 있었다. 
물길을 따라 미끄러지듯 지나는 시선도, 아스라히 사그라드는 불쏘시개도 아니고.
어둑한 도시를 다시 pint하나와 맴돈다. 속은 살며시 아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지리 하기만 하다. 

어깨위에 올려진 구름같이 뜻모를 낱말을 들을 털어내듯 꺼냈다가. 어색하게 주워담는다. 담아지기 어려운 말들을 곧 후회하면서. 

어둑한 하늘보다, 치열한 숫자 보다... 그리고 수천 마일을 넘어서 날아드는 날카로운 질문들 보다. 
그냥 문고판 소설을 얼굴에 올린채 눈을 감고싶다. 
Posted by nusy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맛있는 아이스크림, 맛난 맥주, 그리고 즐거운 수다는 많을 수록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