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근처에서 대학 신입생 시절을 시작했기 때문인지, 피맛골에서 한잔 하는 걸 즐기지 않았다. 막걸리, 소주 보다 그저 맥주로 뱃살을 채우는 게 낙이었던 때문일까.
교보 22층에 사무실이 생겼던.. 7,8년 전에도 피맛골에서 보단 인사동에서 자리를 많이 가졌던 것 같다.
서른이 쉽게 넘어가면서 어느새 피맛골이 하나의 정취로 내게 남았다. 좁은 길 늘 뿌옇게 생선굽는 연기 속으로 나도 들어가고 싶어졌던 가 보다.
곧,
곧 없어진다고 한다. 내게 종로 사무실에 대한 기억들 처럼. 곧 사람들에게도 이 가게들이 구석진 자리에 앉아 한잔 술로 위로를 받던 그 시간들도 모두 사그라 들겠지.
멋쩍게 일부러 시린 속을 만들어, 무언가를 핑계로 피맛골에서 '카아스'를 들이켜 보리라. 백세주를 붓고 그 위로 뛰어가던 이십대와 걷고 있는 지금의 삼십대를 추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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